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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경제

청년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결혼 확률이 자가 보유자보다 2배 높은 이유 (영끌, 출산율, 과제)

by mycompassnews 2026. 5. 24.

 

 

  최근 제 주변 지인들의 삶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절친했던 한 친구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 이른바 '영끌'로 서울 외곽에 내 집 마련을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친구는 늘어난 이자를 감당하느라 연애는커녕 결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이 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빠져나가니 삶의 여유가 완전히 사라진 것입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청년 매입임대주택에 당첨되어 입주했던 직장 후배는 저렴한 주거비 덕분에 꾸준히 저축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식을 올렸고, 얼마 전에는 예쁜 첫아이를 품에 안았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집이 있어야 결혼을 든든하게 하지'라는 우리 사회의 오랜 공식이, 현실에서는 오히려 반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던 찰나에 제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아주 흥미롭고 의미 있는 국토연구원의 연구 결과 하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1. 영끌 자가 거주 20대, 오히려 결혼이 멀어지는 현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인구구조 전환에 따른 부동산시장 영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사뭇 다른 통계가 확인되었습니다.

바로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청년층이 대출을 안고 자가를 보유한 청년층보다 결혼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미시자료를 심층 분석한 결과, 30세 이하의 경우 공공임대 거주 시 결혼 확률이 자가 거주자보다 무려 2.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가 조금 높아진 35세 이하에서도 1.6배, 40세 이하에서도 1.4배 더 높게 조사되었습니다. 반대로 자가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임차로 거주하는 이들에 비해 결혼 확률이 약 19.2%나 감소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무리한 주택 구입이 오히려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데 있어 커다란 진입장벽이 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남들보다 일찍 이루었지만, 그 대가로 짊어진 막대한 부채가 청년들의 삶을 억누르고 있는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라 할 수 있습니다.

2. 출산율과 결혼 소요 기간에서 나타난 극명한 차이
  주거 형태는 단순히 결혼 여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결혼에 이르는 시간과 이후의 출산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가 거주자가 연애부터 결혼에 골인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약 6.1년이라는 꽤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하지만 민간임대 거주자는 약 4.7년, 공공임대 거주자는 약 4.3년으로 그 기간이 현저히 짧았습니다.

공공임대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자가 거주자보다 무려 1.8년이나 일찍 가정을 꾸리는 셈입니다. 출산 확률에 있어서도 공공임대주택의 긍정적인 효과는 매우 두드러집니다.

공공임대 가구의 1자녀 출산 확률은 자가 가구에 비해 1.7배 높았고, 두 자녀를 낳을 확률은 무려 3.4배, 세 자녀 이상을 낳을 확률은 4.3배까지 치솟았습니다.

반면에 민간임대 가구는 자가와 비교했을 때 출산 확률이 오히려 더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결국 대출 이자나 비싼 월세에 짓눌리지 않고, 안정적이면서도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만 청년들이 마음 놓고 2세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이 명백한 통계로 입증된 것입니다.

3. 주거 사다리로서의 공공임대, 그리고 향후 정책 과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명확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은 민간임대보다 임차료 부담이 월등히 적고, 무리해서 집을 소유한 경우 매달 발생하는 막대한 원리금 상환 압박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청년층의 주거 안정과 국가적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좁은 소형 평수 위주에서 벗어나 중형 평형의 비중을 대폭 확대하여, 청년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쫓겨날 걱정 없이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날카로운 조언처럼,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와 30대 초반의 청년들에게 정책금융을 통해 무리한 주택 매입을 유도하는 방향은 지양해야 합니다.

그보다는 공공임대주택을 튼튼한 ‘주거 사다리’로 적극 제공하여 청년들이 든든하게 자산을 형성할 시간을 벌어주고,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이 마련된 35세 이후에 민간임대나 자가 마련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전환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제 지인들의 이야기가 단순히 개인의 일화가 아니라, 대한민국 청년 세대 전체가 직면한 거시적인 현실이라는 점을 이번 국토연구원의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빚을 내서라도 집을 먼저 사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지"라는 기성세대의 뼈 있는 조언은, 오늘날 천정부지로 솟은 집값과 무거운 금리 앞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은 공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주거 안정은 화려한 '등기권리증'이라는 종이 한 장에서 단번에 오는 것이 아니라, 매월 통장에 남는 여윳돈과 내일의 희망을 계획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청년들이 무거운 빚의 무게에 짓눌려 사랑과 가족이라는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지레 포기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고 따뜻한 주거 정책이 더욱 촘촘하고 넓게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주거 문제와 미래 계획으로 매일 밤을 고민하시는 많은 청년 분들께 이번 제 글이 조금이나마 유익한 통찰과 위로를 전해드렸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팍팍한 삶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여러분만의 따뜻하고 행복한 보금자리를 잘 가꾸어 나가시기를 열렬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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